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권력구조 개편을 전제로 한 개헌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다소 해결됐다는 전제에 한해서다.
김 위원장은 3일 취임 100일을 맞아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아직은 정치권에서 개헌에 대한 언급이 없어 조심스럽다"면서도 "여당에서도 여러가지 정치상황을 고려해볼 때 코로나 사태가 다소 수그러들면 개헌에 대한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우리도 적극 협의할 의사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참석한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도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제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에 권력 집중이 계속되는 상황보다는 내각제를 선호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김 위원장은 또 당 내부 차기 대선후보 발굴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사랑받게 되면 자연적으로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외부에서도 우리 당에 관심을 가지며 흡수가 돼,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인데 왜 안철수 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으며, 나 스스로도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면서 "안철수 씨가 어떤 생각을 갖고서 정치 활동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본다"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에 관해서는 "서울시민이 과연 어떠한 시장을 갖길 원하느냐, 여기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분이 최적"이라며 "가급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 적정하며, 그러한 인물이 충분히 당내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보궐 선거를 경험했듯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은 내년 '4·7 보궐선거 승리'와 '2022년 집권'을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총선 패배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당이 여러 차례 국민께 실망을 드리며 불신이 축적돼왔으나 반성과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며 "재·보궐선거 기획단도 조기에 출범시켜, 체계적으로 선거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국민 포용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종전과는 다른 형태로 국민들을 포용해나가는 정책적인 조력을 많이 할 것"이라며 "특히 사회적인 약자를 기반으로 이들과 동행하며 과거에 특정 기득권 세력에 집착했던 정당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취임 100일 기념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