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가 낮춘 산업은행…현산의 선택은?

입력 2020-08-26 18:05 수정 2020-08-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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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정몽규 아시아나항공 M&A 두고 마지막 담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꺼져가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불씨를 살렸다. 이 회장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HDC현산의 입장을 일부 수용해 ‘파격적’ 지원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HDC현산이 이번 최종 제안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채권단은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거래 무산을 선언한 뒤 채권단 관리체제로 돌입할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모처에서 만나 아시아나항공 M&A 문제를 논의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논의를 위해 이 회장과 정 회장이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만남에선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HDC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의 상황이 계약 당시와는 달라졌다며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아시아나항공도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반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충분한 실사를 했던 만큼 재실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는 2조5000억 원 규모에서 형성됐으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악화하면서 HDC현산으로선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공언한 셈이다. 기존에 지불한 250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유상증자를 통해 감당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번 만남에서 계약금을 대폭 줄여주는 안을 제안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원한 영구채 등 8000억 원 외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 HDC현산의 인수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HDC현산에 보유하고 있는 영구채(8000억원)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보유 중인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HDC현산의 경영에 제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대출 등 유동성 추가 공급 등도 거론된다. 사실상 인수금액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HDC현산 측에 일종의 당근책을 주고 인수 의지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HDC현산이 산은의 마지막 제안을 받아들이면 거의 ‘노딜’로 굳혀졌던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극적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만약 이 회장이 추가로 한 제안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산은은 HDC현산에 거래 종결을 선언할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하에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최대 2조 원대의 지원이 거론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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