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융통이 막히는 신용경색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기업 회사채는 ‘품절남’ 대접을 받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 AA-급의 금리차이(신용 스프레드)는 현재(25일 기준) 61bp로 낮아졌다. 스프레드는 6월 초까지만 해도 78bp까지 벌어졌었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인 13일 63bp보다도 더 축소됐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이 크레딧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로 한은의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 등 회사채 지원정책을 꼽았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실제 최근 20조 원 규모의 저신용등급 회사채·CP매입기구인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적극적인 발행시장 입찰 참여가 눈에 띄고 있다”며 “초기 발표에서는 발행 스프레드 축소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전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업유동성지원기구가 채안펀드보다 낮은 스프레드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발행 스프레드 확대를 막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채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스프레드 축소 지속과 회사채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최근 기준금리 동결 지속으로 국고채 금리가 횡보를 하고 있어 유리한 환경이다. 국고채3년의 경우 6월 이후 0.8~0.85%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금리 변동폭과 주기가 줄어든 상황에서 채권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채권 트레이딩으로 매매차익을 못 내는 상황에서는 캐리투자 목적의 크레딧 채권을 매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9월부터 본격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피하면서 8월에는 회사채 발행이 급감했다. 크레딧 채권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으나, 공급은 줄어든 상태다. 실제 9월 2일 회사채 발행예정인 현대건설(AA-)의 경우 26일 수요예측에서 최초 모집금액은 2000억 원보다 4배가 넘는 8500억 원의 수요를 모았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월들어 비우량 등급까지도 스프레드 축소를 보이고 있고 그 이전부터 우량기업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회사채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9월에는 회사채 A등급 발행도 증가하면서 크레딧 매수세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