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저비용항공사(LCC)의 국내선 이용객 수가 다시 꺾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에 따라 여행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LCC들이 자구책으로 화물 영업 확대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위기에서 벗어날지 미지수다.
2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7~23일) LCC 6개사(제주항공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티웨이항공ㆍ에어서울ㆍ플라이강원)의 실시간 통계 기준 국내선 탑승객 수는 94만8804명이다.
전주(100만6510명)와 비교했을 때 5만7706명 감소했다.
LCC의 국내선 이용객 수는 8월 첫째 주(3~9일)가 돼서야 올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인들이 휴가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자 차선책으로 국내여행을 선택한 데 따른 영향이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휴가가 막바지에 이른 데다 갑자기 확산된 코로나19가 국내 여행 수요에 다시 타격을 미쳤다.
국내선 탑승객 수가 반등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가 다시 전국적으로 퍼질 기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재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연이은 악재에 LCC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국제선 하늘길이 끊기면서 이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CC들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부채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상장사인 제주항공(869%)과 진에어(592%), 티웨이항공(571%), 에어부산(1883%)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모두 500%를 넘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은 지난해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일부 항공사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주항공은 18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 결과 청약 경쟁률 79.87대 1을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다. 반면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의 청약 참여율 저조로 중단됐다.
경영 악화에 따른 대량 실직 사태가 우려되자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240일로 연장했다. 이로써 LCC들은 10월까지 지원금을 받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끝나지 않는다면 11월 이후 실업대란을 피할 방도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LCC들은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화물 운송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진에어는 이미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여객기로 화물 수요를 유치해 운영 중이다.
다만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들과 달리 LCC들은 화물 영업 경험이 적다”며 “비행기 기종 또한 소형이라 화물 운송을 통해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