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자택 인근 체이스센터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로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밤을 장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5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미국의 아픔을 위로하면서도 희망을 강조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고 미국의 통합을 재차 역설했다.
바이든은 미국이 처한 현실을 어두움으로 묘사하면서 이 시절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너무 많은 분노와 너무 많은 두려움, 너무 많은 분열이 있다”고 지적한 뒤 “나는 여기서 지금 약속한다. 여러분이 내게 대통령직을 맡긴다면 나는 최악이 아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좌절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위로와 함께 어둠의 시절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촉구했다.
바이든은 “미국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건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합하면 우리는 미국에서 어둠의 시절을 극복할 수 있고 극복할 것”이라면서 ”나는 어둠이 아닌 빛의 동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의 아픈 과거도 들춰냈다. 1972년 아내와 딸, 2015년 아들을 잃은 경험을 거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했다.
바이든은 “가슴에 깊고 검은 구멍이 뚫리고 거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안다”고 공감하면서 “희망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도 “고통과 슬픔, 상실감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적을 찾는 것”이라며 “우리는 삶의 목적을 갖고 있다”고 다독였다.
바이든은 트럼프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 대통령이라는 표현으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현 대통령이 국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의무에 실패했다”면서 “우리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미국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런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감염과 사망이 너무 높은 상태로 남아있고, 더 많은 가게가 문을 닫을 것이며 노동자 가족은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가장 부유한 1%는 새로운 세금 혜택으로 수백억 달러를 받을 것”이라며 맹공을 가했다.
트럼프가 보여준 분열 정책과 대비시켜 미국의 통합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은 “민주당 후보지만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을 위해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역사는 가장 어두운 시기에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사랑은 증오보다, 희망은 두려움보다, 빛은 어둠보다 더 강력하다”고 희망을 되새기는 것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연설이 바이든의 50년 정치 인생의 결정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일약 29세 때인 1972년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도전,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 기록을 세우며 당선됐다.
이후 내리 6선에 성공하며 36년간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을 지냈다. 1998년과 2008년에는 대선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8년 오바마 러닝메이트로 공식 지명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8년 간 부통령을 맡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4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을 받으면 미국은 오는 11월 3일까지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