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꺾고 제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코트라(KOTRA)는 이에 미국 현지 학계, 업계 및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긴급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코트라는 "최근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극복과 노동·환경 기준 강화를 구실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 보호무역주의 가능성 높아
코트라는 오바마 정부의 전반적인 통상정책이 공정무역을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바마 당선자가 지난해 중국 등 비시장경제국가 수출품에 보조금 지급 및 환율 조작 시에 상계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공정통화법(Fair Currency Act of 2007)을 발의한 만큼, 환율 조작에 대해서도 부시 정부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코트라는 "중장기적으로는 공화당과의 정책공조 필요성, 미국의 자유무역 리더로서의 역할과 미국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 집권 초기의 보호무역주의 색채는 잦아들 것"이며 "실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대중국 화해정책을 반대했지만, 재임기간에는 NAFTA를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고 미·중 관계 정상화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적극 지원한 바 있다"고 말했다.
◆ IT, 전력기자재, 재생에너지 '파란불'
코트라는 또한 IT, 전력기자재, 재생에너지 분야는 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과 자국 산업에 대한 지원이 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관련기업에게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오바마 당선자는 인프라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전미 지역에 차세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며 "미국 현지의 통신케이블 유통업체들은 전력시설 확충에 따라 전력기자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 의회를 통과한 구제금융법안에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연장안이 포함돼 있어 미국의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자동차, 철강, 섬유 산업 '노란불'
반면, 자동차, 철강, 섬유산업은 국내 기업에게 그리 우호적인 여건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오바마 정부가 자국 자동차산업에 대해 강력한 지원정책을 수립함에 따라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지난해 국내의 대미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반면, 빅3에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부품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과 섬유산업은 외국산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인식되는 산업"이라며 "특히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은 중국산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국내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코트라는 "최근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자국 노동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라며 "보호무역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나라 역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