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급락에 따른 펀드 수익률이 좋지 못해 사과하고 향후 계획을 솔직하게 밝힌 자산운용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실 수익률이 좋을 때는 마케팅과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대부분이 침묵하고 있는 게 자산운용사들의 일반적인 특징이기 더욱 눈에 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4일 그간의 펀드 운용실적에 대한 질책을 달게 받고 향후 같은 실패가 반복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사과문을 담은 운용보고서를 발송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용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이 어려울 수록 고객에게 솔직하고 투명하게 운용을 하는 것이 도리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어려운 투자 환경에서 불안해 하는 고객들을 위해 한 달 먼저 발송됐다.
이 부사장은 “펀드수익률이 좋지 못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통감하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증시상황에 관계없이 고객들의 소중한 자산에 손실이 발생한 것은 전적으로 밸류운용의 잘못이며 어떠한 질책이라도 받겠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번 폭락은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도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하며 “어려울수록 더욱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펀드운용에 임해 수익률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투자원칙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공포가 해소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턱없이 하락한 종목들의 비중을 늘려나겠다”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사장은 “하락은 영원하지 않으며 하락을 잘 이용한 가치투자자에게는 인내한 만큼의 정직한 보상이 따를 것”이라며 “종목선택의 골치아픈 일은 밸류운용에 맡기고 차분한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CIO인 이채원 부사장은 보고서에서 이번 분기 결산일인 10월 17일 '한국밸류 10년투자 주식투자신탁1호'는 -23.5%로 동기간 KOSPI수익률 -22.6%보다 부진했다.
이러한 수익률 부진요인으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자산에 대한 선호로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가운데 그렇지 못한 종목이 시장에서 외면받음에 따라 단기적인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 운용기간 KOSPI 및 10년펀드의 시가총액별 비중을 보면 수익률 하락의 원인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