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좋아지겠다.” 한국 증시가 2400선을 지지선으로 추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지수가 오르는 속도는 다소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치솟았던 가파른 그래프가 3분기 이후에도 지속해서 재현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올해 남은 기간에 코스피가 20% 더 상승하면 지수가 단숨에 2900에 육박하는데, 코로나19, 미·중 갈등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로 분석된다. 다만 기업 이익이 좀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면 코스피지수 3000시대를 기대해 볼 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다 13.68포인트(0.57%) 오른 2432.35에 마감했다. 지난 4일 장중 연고점을 돌파한 이후 7거래일 연속 연고점도 갈아치웠다.
코로나19에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위험 선호 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 재개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다시 ‘락다운’을 걸기 어려워, 이전같은 경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 각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중에 풀며 유동성이 커져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각국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증시 상승세는 톱 수준이다.
때문에 현재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역대 상위1% 성적을 거두고 있는 코스피의 지속적인 선전 여부다. 지난 1999년 벤처붐 당시와의 차이점이라면 실물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증시의 모습은 2002년과 조금 더 닮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시 한국증시는 IT 버블 붕괴후 심각한 약세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9.11 테러직후 금리인하로 급반등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듬해 5월 한은의 금리 재인상을 기점으로 다시 약세전환 한 바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고객예탁금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대형 IPO를 감안하면 유동성 효과는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정책 효과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판단했던 시각을 거두고 유동성 효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하반기 코스피 타겟을 2480포인트로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금융시장은 내년 기대를 반영하게 되는데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177조 원으로 올해(127~128조 원)보다 3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제로금리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잠재력과 내년 기업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2400포인트는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심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제까지의 증시 상승세가 과도한 만큼 급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3~7월에 걸쳐 정책효과에 둔감해져 있는 상황으로 정책 모멘텀에 힘입은 증시 상승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8월에는 미국 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른 2차 락다운 우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연장이 향후 증시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가 연장된다면 코스피의 랠리는 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과도하게 올라간 주가의 제자리를 잡아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패닉바잉이 끝날 때의 후유증도 그만큼 깊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