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3억 원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23억 원으로 16.0% 줄었고 순이익은 52억 원으로 76.3% 급감했다.
애경산업의 실적 부진은 화장품 사업 부진에 기인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채널에서 화장품 실적이 약세를 보인 것이 직격탄이 됐다. 올 2분기 화장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해 작년 46% 대비 19%포인트 감소했다. 또 작년 45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24억 원 적자로 돌아서 2분기 영업손실의 주요인이 됐다.
상반기로 확대해 보면 화장품 부문 매출은 974억 원으로 작년보다 39.8%가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45억 원에 그쳐 작년 상반기 대비 80.0% 이익이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로 계산하면 작년 14.0%에서 올해 4.7%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경산업은 재무 안정성의 더욱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2016년 부채비율 150.1%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7년 87.4%에서 이듬해 32.7%로 내려갔고 작년에는 33.4%로 비슷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부채비율이 26.8%로 더 낮아졌다.
애경산업의 상반기 자산총계는 4132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8.5% 줄어든 가운데 부채총계 감소 폭이 22.8%로 컸다. 금액으로는 작년 말 1130억 원에서 상반기에 873억 원으로 258억 원이 줄었다. 특히 유동부채 감소 폭이 컸는데, 작년 말 990억 원에서 상반기 726억 원으로 26.6% 급감했다. 유동부채는 기업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을 말한다. 기업으로서는 유동부채 감소분만큼 단기 차입금 상환 압박에서 벗어나 재무 흐름을 가져갈 여유가 생긴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애경산업의 실적 회복 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 실적 회복의 열쇠를 쥔 화장품 부문이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일부 개선하겠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며 3분기 이후로 이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 컨센서스로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42.8% 줄어든 347억 원, 매출은 12.3% 감소한 6150억 원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색조 부분이 대부분인 애경산업 화장품 부문의 매출 부진이 불가피했으며, 브랜드 노후화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전반적인 브랜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며 “하반기는 주요 채널의 점진적인 수요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