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전월보다 축소됐으나, 전반적으론 3월 이후 부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은 12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27만7000명 감소한 271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월부터 5개월째 감소다. 5개월 이상 취업자 감소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8월 이후 11년여 만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5%로 1.0%포인트(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6~64세 고용률은 66.0%로 1.1%P 각각 하락했다. 반면 실업자는 113만8000명으로 4만1000명 늘고, 실업률은 4.0%로 0.1%P 올랐다.
취업자가 감소한 주된 배경은 경제활동인구 감소다. 15세 이상 인구는 4479만5000명으로 26만5000명 늘었지만, 경제활동인구는 2824만4000명으로 23만6000명 줄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655만1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7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기준이 변경된 1999년 이후 최대치다. 취업 대기수요가 구직활동을 중단하고 비경제활동으로 이동한 결과다.
이런 경향은 청년층(15~29세)에서 두드러졌다. 청년층은 고용률이 42.7%로 1.4%P, 실업률도 9.7%로 0.1%P 내렸다. 고용률·실업률 동반 하락은 고용시장 자체가 침체됐단 의미다. 실제 모수에 잠재 경제활동인구가 포함된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5.6%로 1.8%P 올랐다.
그나마 취업자 감소 폭은 둔화하고 있다. 올해 상황만 보면 4월 47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으로 3개월째 축소됐다. 단 흐름이 개선된 건 아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숙박·음식점업 쪽에서 감소 폭이 확대됐지만 도·소매업과 제조업의 감소 폭은 축소됐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증가 폭이 회복되는 등 증감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전반적으론 6월과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는 34만4000명 늘었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39만4000명, 4만4000명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17만5000명 줄었다.
일부 산업에선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부진을 지속하던 제조업은 취업자 감소 폭이 전월 6만5000명에서 5만3000명으로 축소됐다.
정 국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 호조로 반도체, 자동차부품 수출이 반등하면서 감소 폭 축소에 영향을 줬다”며 “중분류를 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쪽 부진이 취업자 감소의 주된 원인이었는데, 이쪽에서 감소 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