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골프회동 파문] 사모펀드 사태 비켜간 KB금융…계열사 경영진 ‘제주行’

입력 2020-08-11 10:19 수정 2020-08-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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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중역들이 제주도에서 열린 한 골프행사에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여타 금융기관은 대표만이 참석한 것과 달리 KB금융은 전 계열사 경영진 다수가 골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 ‘사모펀드’ 사태로 국회 업무보고에서 책임 공방이 벌어진 그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국능률협회(KMA)가 주최한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 프로그램 중 하나인 ‘KMA 골프대회’ 참가자는 총 77명이다. 이 중 KB금융 계열사 임직원은 31명이었다.

참가자가 가장 많은 계열사는 KB국민은행이다. 임직원 및 가족 8명이 참가했다. 다음으로는 KB국민카드 7명, KB증권 4명, KB금융지주 3명, KB부동산신탁 2명, KB자산운용 2명, KB저축은행 2명, KB인베스트먼트 2명, KB생명보험 1명 순이었다.

행사 취지가 국내 산업의 포스트 코로나 이후를 고민하자는 데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KB금융만 대규모로 참가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일종의 하계 연수 프로그램”이라며 “타 기관처럼 교육 과정의 하나로 임직원을 보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KB금융 계열사 대표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운 시점이 국회 정무위에서 한창 사모펀드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이던 다음 날이었다. 당시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 잇따른 금융권 사고에 고개를 숙였다.

연례행사였던 이번 프로그램에 다른 금융사 임직원이 굳이 참가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떨어져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사 취지와 별개로 금융권이 잇따른 사고로 고객의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굳이 계열사 대표들이 무리지어 행사에 참가하는 게 옳은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CEO들이 단체로 부부 동반 골프회동을 다녀온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KB금융 측은 최근까지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도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을 실천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방역당국으로부터 금융사에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전하라는 요청을 계속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지침이 오면 금융사와 금융기관에 바로바로 공문으로 안내가 간다. 공문에는 방역당국이 내린 지침이 담겨 있는데, 예를 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내용 등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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