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성공은 전례 없는 경제적 혼란과 수백만 명의 실직자들을 초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사람들이 기술 대기업이 어떻게 더욱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는지를 보여줬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일하고 삶을 영위하는 이 시기에 이들 회사는 기계, 온라인 소매,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광고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먼저 애플은 지난 회계 3분기(올해 4~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난 596억9000만 달러(약 71억 908만 원)로 시장 예상치(522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또 회계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주당순이익(EPS) 또한 2.58달러로 시장 전망인 2.04달러를 뛰어넘었다.
구체적으로는 주력 상품인 아이폰 매출이 264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 평균치인 약 213억 달러를 상회했으며, 서비스 매출 분야는 131억6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와 유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에 제한이 생긴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족, 친구, 동료 등과의 연락을 유지하고자 했고, 이것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아마존 역시 지난 2분기에 매출액과 순익이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 아마존의 매출은 8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 급증했고, 순익 역시 52억 달러(주당 10.30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늘었다. 이러한 매출 증대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지출을 늘리더라도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아마존은 감염병 관련 안전 조치, 주문 물량 정시 배송 등을 위해 4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입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회사 설립 이후 첫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시장의 예상치보다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알파벳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8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줄어들었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373억7000만 달러)는 소폭 웃돌았다. 주당순이익 역시 10.13달러로 지난해(14.21달러)보다 줄었지만, 전문가 예상치인 8.21달러보다는 높았다. 광고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두드러지게 성장하면서 총 매출의 감소 폭을 제한했다.
페이스북 역시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내놓으면서 어닝서프라이즈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분기 페이스북의 매출은 18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팩트셋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173억4000만 달러를 웃도는 액수다. 조정 EPS도 1.8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 증가했으며, 레피니티브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1.39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페이스북의 98%를 차지하는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면서, 매출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들 4개사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일제히 내놓으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시가총액이 총 2000억 달러 증가했다. 미국 CNBC는 애플과 아마존 시총이 각각 744억 달러, 페이스북은 426억 달러 각각 증가했으며 사상 최초로 매출이 감소한 알파벳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성장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76억 달러 늘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