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오는 27일 1조 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전체적인 계획이 있다”며 “빨리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과 다른 모든 문제를 다루기 위해 빨리 통과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화당이 마련한 예산안에는 △실직 전 임금의 70%를 보장해주는 실업수당 △일정 요건을 충족한 성인 1인당 1200달러 현금 추가 지급 △학교 정상화를 위한 1050억 달러 지원 △코로나19 검사 추가 지원 △기업을 위한 신규 대출 및 세금 감면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했던 급여세 감면은 철회됐다.
이 중에서 실업수당 추가지급은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지난 3월 시행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CARES Act)’에는 실직자에게 최장 4개월 동안 주 600달러의 실업급여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州)에서 주는 통상적인 급여에다 연방정부가 매주 600달러를 보태주는 구조다.
문제는 적잖은 실직자들이 과거 벌어왔던 급여보다 더 많은 돈을 실업급여로 받게 됐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시카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수당을 받을 수 있는 68%의 실업자가 그들이 과거에 벌어왔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실업수당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화당에서는 과도한 실업급여가 되레 노동자들의 직장 복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라 추가 급여 제공 중단이나 대폭 삭감, 일터복귀 장려금 신설 등이 제시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주와 근로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급여세의 감면을 주장해왔지만, 공화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급여세는 사회보장 프로그램 재원으로 활용되는데, 이를 감면하면 사회보장기금을 공격하려는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공화당은 여권 내 쟁점들에 대한 내부 조율을 끝내고, 오는 27일 공화당 안을 상원에 제시한다. 민주당과의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다만 양측의 협상 도출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 규모만 하더라도 무려 2조 달러 차이가 나는 데다가, 세부 항목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공화당 안은 표결에 부치는 게 아닌, 민주당에 대항한 안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민주당이 우선순위에 둔 정책을 추진하도록 지렛대를 제공하겠지만 최종 합의까지 밀고 당기기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