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 급증...증권사 대출한도 바닥에도 ‘방긋’

입력 2020-07-24 16:29 수정 2020-07-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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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투자’ 급증 (자료=이투데이)
▲‘빚내서 투자’ 급증 (자료=이투데이)
증권사들이 주식을 담보로 내주던 대출 상품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동학개미’ 열풍을 타고 증권사 대출 상품을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대출 가능 한도가 바닥난 탓이다. 대출 수요가 늘어날수록 증권사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져 대출 규제에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양상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전체 잔고는 13조7678억 원으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집계된 1998년 7월 1일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6조5958억 원, 코스닥시장이 7조1720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얼마나 주식에 투자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전례없는 주식투자 열풍에 증권사들의 대출 한도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한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오는 27일부터 신용거래융자는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는 당분간 불가능하다고 공지한 상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10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1분기 기준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8000억 원 수준이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내부 규정에 따른 자기자본의 일정 수준까지 신용공여 한도가 찬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신용공여를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 관련 서비스를 열거나 닫는 탄력적인 방식으로 조정한다”며 “기존 이용자에게 자금을 회수하거나 신규 이용자에게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제한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조절하는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에서는 주식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고 수수료 수익을 얻는 사업모델로, 이번 ‘동학개미’ 열풍으로 인해 관련 수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 상승장에서도 돈을 빌리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 내부 대출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대출 규제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22일 KB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준수를 위해 23일부터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예탁증권 담보대출은 주식,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등에 대한 대출을 뜻한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 역시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중지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개인들의 신용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기에 규제가 필요하다”며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을 보면 성장주가 대부분이며,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꺾일 때 손실이 배가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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