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GDP)이 카드사태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2분기 연속 하락했다. 통상 2분기째 마이너스는 불황이라 부른다. 낙폭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주요국들이 락다운(lockdown·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수출이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부 재난지원금에 민간소비는 다소 회복했지만, 서비스소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한 올 성장률 전망치 마이너스(-)0.2% 성장도 불가능할 전망이다. 2분기(4~6월) 실적을 반영해 단순계산해도 올 성장률은 -0.8%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서는 2.9% 줄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분기(-3.8%) 이후 21년6개월(86분기)만에 최저치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 등에 힘입어 1.0%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1.3%)와 설비투자(-2.9%)는 감소했다. 각각 건물건설과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줄었다.
수출은 자동차와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어 16.6% 급감했다. 이는 1963년 4분기(-24.0%) 이래 최악이다. 수입도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9.0% 급감했다. 이는 1963년 2분기(-10.4%) 이래 최악이다. 서비스업도 1.1% 축소됐다. 다만 이는 직전분기(-2.4%)보단 다소 개선된 것이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기여도측면에서 보면 내수는 0.7%포인트를 기록해 직전분기(-2.1%포인트) 역기여에서 벗어났다. 반면, 순수출은 -4.1%포인트를 보여 4분기만에 마이너스전환했다. 이는 또 1975년 4분기(-7.5%포인트)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주요국들에서 이동제한조치를 취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에 대한 해외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실적이 전망보다 안좋았다. 민간소비는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에 심리 개선과 함께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회복했다. 다만, 서비스소비가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 고용여건이 좋지 않았던데다 사회적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소비심리 개선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면 침체기(리세션)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쇼크로 빠르게 하강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코로나19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에서 락다운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중국 경기는 V자 반등을 보이고 있다. 내수는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고, 수출도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아 GDP 기준 2분기가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국장은 “하반기 경제 개선속도가 얼마나 빨라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실적을 기록한다면 수치는 안좋은 것이 맞지만, 글로벌투자은행(IB)들의 전망을 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개선 영향으로 GDP를 상회하는 전기대비 -2.0%(전년동기대비 -2.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