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공식 수치보다 실제 감염자 수가 훨씬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보고된 환자 수의 최대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10개 주·도시에서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에 따라 실제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고된 수치의 2~1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공개된 초기 데이터에 분석 지역을 추가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도 실렸다.
연구진은 샌프란시스코, 코네티컷, 플로리다 남부, 루이지애나, 미주리, 뉴욕, 필라델피아, 유타 등에서 1만6000명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항체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항체는 이전에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의미한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였던 뉴욕시의 경우, 혈액 샘플 분석 결과 3~4월 주민의 6.9%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보고된 확진자 수의 12배에 달한다.
차이가 가장 심한 곳은 미주리주로 주민의 항체 보유율은 2.8%였다. 당시 보고된 감염자의 13배에 달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당시 검사의 한계, 무증상 감염이라는 특성 탓에 실제 감염자 수에 차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는 무증상이거나 경미했던 사람, 또는 병원을 찾지 않았거나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지역의 대규모 발병에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자의 40% 이상이 무증상자였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면역이 형성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가장 타격이 심했던 지역에서조차 집단면역 형성 기준으로 여겨지는 60~70%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제니퍼 누조 미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확산하도록 놔둬 자연스럽게 집단면역이 형성되도록 하자는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검사 확대의 필요성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경미한 사람들이 전염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은 현재 하루 70만 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기본의 중요성도 돌아보게 한다. 감염 사실을 모르는 사람조차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