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2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달 26일 마감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71억5000만 달러(약 8조55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감소 폭은 25년 만의 최대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32% 줄어든 17억7900만 달러(주당 41센트)였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2센트로, 월가 예상치 40센트를 웃돌았다.
코카콜라는 매출의 절반가량이 레스토랑과 술집, 영화관과 스포츠 경기장 등 소비자들의 집 밖 활동에서 나온다. 세계 각국 정부가 지난 분기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부진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최대 라이벌인 펩시코가 2분기 매출 감소 폭이 3%에 그치고 순익도 19% 감소로 자사보다 훨씬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에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용 절감과 마케팅 효율화 등 현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좀비 브랜드들을 대거 없앨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고자 지금보다 적더라도 더 크고 강한 브랜드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는 성장이 약한 좀비 브랜드들을 퇴출시키는 일을 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카콜라의 400개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은 시장이 한 국가에 국한되는 등 크기가 매우 작다”며 “이들의 매출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코카콜라의 좀비 청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카콜라는 2년 전부터 좀비 브랜드를 추려내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퀸시 CEO는 지난해 7월 실적 발표 당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브랜드 275여 개를 없앴다”고 밝혔다.
또 코카콜라는 지난 2일 “주스·스무디 브랜드 ‘오드왈라(Odwalla)’ 사업을 이달 말로 접을 것”이라고 발표해 좀비 브랜드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오드왈라는 1980년 설립돼 역사가 40년에 달하는 전통 있는 브랜드다. 코카콜라는 프리미엄 냉장주스 시장을 겨냥해 지난 2001년 오드왈라를 인수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