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지만, 의사 공급 확대는 대한의사협회 반발에 막혀 답보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22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0’ 자료를 보면, 2018년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한의사 포함) 수는 2.4명으로 OECD 평균(3.5명)의 3분의 2에 불과했다. 간호인력도 7.2명으로 적은 편에 속했다. OECD 회원국 중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 수가 한국보다 적은 국가는 콜롬비아(2.2명)뿐이다.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이용 횟수가 16.9배로 OECD 평균(6.8회)보다 2.5배 많은 점을 고려하면, 임상의사 부족에 대한 체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반면, 물적자원은 넘친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기(CT 스캐너)는 인구 100명당 각각 30.1대, 38.6대로 OECD 평균의 1.3~2.0배다. 특히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4개로 OECD 평균(4.5개)의 2.8배에 달했다. 우리보다 병상이 많은 국가는 일본(13.0개)뿐이다.
의료이용 및 물적자원 대비 의사 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과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협의 반발이 거세다. 지역별·전공별 의사회가 돌아가며 최근 2개월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내용의 논평만 20회 가까이 냈다.
반면, 흉부외과 등 비인기과 전문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대한병원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에 긍정적이다. 의협이 의료계 전반의 이해관계도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공공의대 설립 등 의사 공급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지표는 OECD 회원국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OECD 평균(80.7년)보다 2.0세 길며,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연령표준화)과 뇌혈관 등 순환기계질환 사망률은 각각 160.1명, 142.1명으로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2.8명으로 OECD 평균(4.1명)의 3분의 2에 불과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과체중 및 비만 비율(34.3%)은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았다.
다만 15세 이상 인구 중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2017년 기준)도 23.0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나, OECD 기준으론 리투아니아(24.4명) 다음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