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달 시세가 크게 상승한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9조7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두 지수가 지난 2015년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사실상 모든 지수가 과열됐다는 평가다.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68조 위안(약 1경1696조68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0조 달러를 넘어선 건 2015년 6월이다. 당시 투자자들은 차입 자금을 이용, 주식시장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후 3개월에 걸쳐 시장이 폭락하면서 약 5조2000억 달러의 가치가 사라졌다.
당시와 현재의 유사점은 정책 당국의 경계를 불렀다. 일각에서 지난 2015년 있었던 증시 거품 붕괴가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정부 산하 2개 기금이 주식 보유를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10일에는 중국 증시에서 대형주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국영언론들은 여전히 주식 강세장을 옹호하고 있는 가운데, 건전한 주식시장의 중요성을 호소하는 논평도 등장했다.
다만 이러한 경고에도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CSI300지수는 14일 오전 한때 0.2% 상승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번 중국 주식 붐의 시작과 정점을 예측한 몇 안 되는 시장 관계자 중 하나인 보콤 인터내셔널 리서치 책임자는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에는 10조 달러 선에서 멈출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 애널리스트들은 5~10년 안에 중국 증시가 두 배로 오른다고 예측하기까지 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증시의 최근 랠리는 기술주 중심의 종목을 상하이종합지수에 포함시키려는 계획 등 중국의 시장 개혁 가속화 노력과 맞물려 있다. 투자은행 UOB-카이히언의 스티븐 렁은 “매우 상징적인 수준을 넘어설 준비가 돼 있는 시장과 결합해 이러한 움직임은 더 많은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다”며 “10조 달러 돌파는 거대한 강세장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