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공세진 프로스펙스 R&D센터장,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 만들어 '당신의 발걸음' 응원"

입력 2020-07-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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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진 프로스펙스 R&D 센터장 (사진제공=프로스펙스)
▲공세진 프로스펙스 R&D 센터장 (사진제공=프로스펙스)

“사람이 일생 동안 가장 많이 하는 동작이 ‘걷기’인데, 그 걷기를 도와주는 실질적인 도구인 ‘신발’이 불편하면 안 되잖아요?”

발 볼이 넓거나 발등이 높아 기성화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국내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가 나섰다. 프로스펙스는 지난 5월 기성화가 불편한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50명을 선정해 맞춤 운동화를 제작해주는 ‘잘됐으면 좋겠어 당신의 발걸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공세진(40) 프로스펙스 R&D 센터장은 “프로모션을 처음 제안하고 구체화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라며 “기성화 브랜드에서 개별 맞춤화를 제작하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발 모양이 전부 다 달라 발 모양을 어떻게 제대로 측정할 수 있을까 측정 방법을 고민했고, 어떤 소재가 필요한지 등 발 모양에 맞는 소재와 기타 자재를 조정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공 센터장이 이 프로젝트를 뚝심 있게 끌고 온 이유는 ‘걷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에서 생체역학을 전공한 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동작 분석 연구 과정을 거쳐 2016년 4월 프로스펙스로 자리를 옮겼다. 공 센터장은 “주변에 보면 신발이 불편해도 참고 신는 사람이 꽤 많더라. 이들에게 우리의 신발 만드는 기술로 실질적인 편안함을 주는 ‘하나뿐인 신발’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잘됐으면 좋겠어 당신의 발걸음’ 프로젝트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연을 보냈다. 공 센터장은 그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의 발 모양을 보며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50명을 추렸다. 그중에는 특정 질환으로 발볼이 넓어져 한겨울에도 슬리퍼를 신을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었다. 공 센터장은 “후천적인 질환으로 발이 계속 성장해 덮개가 있는 신발을 신어본 적 없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평범한 신발을 신을 수 있게 되는 거냐’며 설레하더라”고 전했다. 양쪽 발 크기가 달라 신발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는 “부모가 큰 발에 맞게 신발을 사주다 보니 항상 작은 발이 불편해 넘어지곤 했다. 그 아이를 위해 겉으로 보기엔 신발 크기는 같아 보이지만, 안에 장치를 넣어 발 크기에 맞는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제작 중이다. 아이는 계속 성장할 테니 정기적으로 지원해줄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프로스펙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일회성이 아닌, 시즌 형태로 지속 진행할 예정이다.

공 센터장은 앞으로 생체 주기의 특성을 반영한 신발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그는 “신발이라는 재화가 제대로 역할을 하면 걷기 동작은 정말 쉬워진다. 사람은 자라면서 걷기 모양이 형성되고 유지되고, 노화할수록 퇴화하는 시기를 겪는다. 현재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신발에 적용해 사람이 어떻게 걷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생체 주기마다 보행 특성에 맞춘 신발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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