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가운데, 최첨단 반도체 개발에 필수적인 EDA(전자설계 자동화)가 포위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DA는 핵심 반도체 설계용 툴이다. 칩의 물리적 배열, 논리적 기능 설계, 신호 압축, 칩의 입출력에 대한 특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설계에 사용된다. EDA 툴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설계 자체, 다른 하나는 설계 결과를 검증하는 도구다.
EDA 분야를 쥐락펴락하는 게 바로 미국이다. 미 기업이 제공하는 EDA 툴이 업계 표준으로 여겨진다. 해당 분야의 세계적 업체 빅3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화웨이도 프로세서, 베이스 밴드, 집적회로 등을 설계하려면 미국산 EDA 툴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미국이 바로 이 EDA 툴 이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화웨이의 아픈 곳을 찌른 것으로 화웨이는 생존 자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15일 수출관리규정(EAR)을 개정했다.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술을 활용하는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화웨이에 반도체칩을 공급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관련 기업의 제품 공급을 전면 차단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미 상무부는 화웨이 제재에 나선 바 있다. 화웨이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화웨이와 관계사에 미국 기술의 수출을 금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미국 역외에서 생산되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우회했다. 화웨이는 반도체 부문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설계,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등에서 생산해왔다.
이에 미 상무부가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 새 규제는 생산 면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TSMC가 화웨이의 신규 수주를 중단한다고 밝힌 것이다. 화웨이로부터의 신규 수주가 미국의 새 제재에 저촉된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제재에 맞서 중국이 EDA 툴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의 독자적인 EDA 툴 개발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