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만 보장받을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형’ 보험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합리적인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상품에 가입하는 형식과 달리 소비자들이 각자 수요에 맞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보험료가 저렴하다.
캐롯손해보험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온디맨드형의 대표 격이다. 이 상품은 매달 주행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후불제로 납부하면 된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보험료도 부담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운전을 자주 하지 않는 20~30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았다.
현대해상이 지난 4월에 선보인 ‘하이카(Hicar) 타임쉐어 자동차보험’도 필요한 시간 단위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면 되는 상품이다. 이 보험은 타인 소유의 차량이나 렌터카를 단기간 운전할 때 운전자가 직접 가입하는 자동차보험이다. 필요할 때마다 최소 6시간부터 최대 10일(240시간)까지 고객이 원하는 시간만큼만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이 지난해 말 출시한 ‘플랫폼 배달업자 이륜자동차보험’도 이와 유사한 상품이다. 이는 임시 배달업 종사자의 위험을 보장하기 위해 출시돼, 배달업무 수행 시간만 보장받을 수 있다.
그동안 임시 배달업 종사자들은 400만~500만 원의 보험료를 내고 1년짜리 유상운송보험을 가입하거나 가정용 이륜차보험에 가입해 정작 사고가 나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상품은 2000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도 가입이 된다.
캐롯손보는 온디맨드 방식보다 한 단계 진화한 상품도 최근 선보였다. ‘스마트ON 레저상해보험’은 한 가지 보험으로 담보를 변경할 수 있다.
이 보험은 필요할 때만 켜는 스위치의 개념을 기본으로 하고, 스위치를 켤 때 마다 골프, 등산, 자전거, 낚시, 수영 등 원하는 레저활동 20여개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한 종목 당 하나의 보험이 필요했던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다.
또 종목별로 차등화된 보험료를 제시한다. 1일 지정 활동 기준 골프 2990원, 등산 1062원, 낚시 984원, 자전거 798원 등 레저활동에 따라 각기 다른 보험료가 산출된다.
국내 온디맨드 보험은 지난 4월 온·오프 여행자보험이 정부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한 번의 인증만 해두면 여행때마다 별도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기간 설정과 보험료 결제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해외여행자 보험 출시가 대표적이다. 이전까지는 매번 설명의무와 공인인증 등의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