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건축 대어인 수영구 남천비치아파트 매매값이 재건축 호재와 수도권에 집중된 규제 풍선효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아파트 전용면적 131㎡형은 지난달 22일 17억5000만 원에 팔렸다. 18일 17억4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은 뒤 일주일만에 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아파트 매매값은 올해 초 실거래가(11억5000만 원) 대비 무려 6억 원 급등했다.
남천비치아파트는 면적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용 60.83㎡형은 지난달(20일) 최고 9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실거래가(7억9000만 원) 보다 1억3000만 원 뛴 값이다. 올해 초 8억~9억4000만 원에 거래되던 전용 84㎡형은 지난달 13억 원을 찍으며 신고가를 썼다. 연초 대비 많게는 5억 원 급등한 가격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에 전용 84㎡형과 131㎡형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는 각각 최고 14억 원, 19억 원에 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부산 집값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던 3, 4월에도 남천비치아파트는 꾸준히 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수영구 집값은 부산 내 다른 지역과 달리 보합세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삼익비치아파트값 급등은 재건축 사업 호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1979년 준공된 삼익비치는 공사비만 무려 1조4000억 원 규모로 부산 재건축 대어로 꼽힌다. 시공은 GS건설이 맡는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자이 간판을 내건 3200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 하게 된다. 특히 시장에선 삼익비치아파트가 올해 2월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자 매수세가 급격히 달라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을 집중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도 급등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올해 2월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된 측면도 있지만 정부 규제가 서울ㆍ수도권에 집중되다보니 규제 영향권 밖에 있다는 점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6·17 대책에선 김포와 파주 등 일부를 뺀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지방 대도시로 풍선효과가 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장에선 곧 나올 추가 부동산 대책에서 수도권이 완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부산 등 지방 대도시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영구 G공인 측은 "부산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당장 규제지역으로 묶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추가 대책에서 김포나 파주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 부산 집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기조상 풍선효과로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경우 핀셋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재건축 사업은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인가 등 단계마다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