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립기념일인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일 연속 5만 명을 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 7일 이동 평균은 이날까지 26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러 주에서 연일 감염자와 입원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남부는 통제 불능 상태라고 WP는 지적했다. 텍사스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의 공화당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조기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것이 감염 확대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50개 주 가운데 40곳이 감염자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는 등 코로나19가 이제 미국 전역에서 뚜렷하게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트럼프는 전날 에이브러햄 링컨 등 4명의 전직 대통령의 두상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을 방문해 7500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대형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하고 이날은 백악관에서 미군 전투기의 곡예비행과 불꽃놀이 등 화려한 ‘미국에 경례를’ 행사를 주재, 코로나19 감염을 더욱 퍼뜨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확산 억제 정책을 주도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이런 원칙을 어겨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독립기념일이 5월 말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 연휴 때처럼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길 것이라는 불안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에 기껏 회복될 조짐을 보였던 미국 경제가 다시 무너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는 5월부터 시작된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 고용은 480만 명 증가해 1939년 해당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실업률도 5월의 13.3%에서 11.1%로 하락하며 2개월 연속 개선됐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늘어나면서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산업인 요식업과 소매업의 경영 정상화가 더욱 멀어질 위험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약 2개월간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2주간 실속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경종을 울렸다.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이나 각종 경기부양책 시효 만료 등 여러 이유에서 미국의 경기회복 궤도가 평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금융 서비스 업체 제프리스가 대중교통 사용량, 항공여행 빈도, 온라인 구인 공고 등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미국 경제활동지수는 V자형으로 향하던 추세가 최근 들어 평평해졌다.
경제분석 업체 IHS마킷은 “코로나19 제2감염 확산으로 경기회복이 W자형으로 변모할 확률이 20%에 이른다”며 “특히 당국의 경제 재봉쇄는 소비를 다시 급격하게 약화시켜 경기가 2분기에 걸쳐 급격히 침체될 우려가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