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달성했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3.69% 상승한 1119.63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는 주가가 5% 가까이 오르며 113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같은 날 도요타는 전날보다 1.5% 떨어진 6656엔(약 7만4350원)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테슬라의 시총은 2075억 달러(약 250조 원)를 돌파하며 도요타의 시총(2050억 달러)을 넘어섰다.
테슬라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건 2010년 6월 29일. 당시 공모가는 17달러에 불과했지만 10년 새 주가는 67배로 뛰었다. 작년 말 시점에 도요타와의 시총 차이는 약 1600억 달러였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앞지른 것이다.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출하 증가와 중국 상하이 공장의 수익성 개선, 올해 3월 출고를 시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의 판매 호조가 이처럼 단기간에 극적인 반전을 이룬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시총에서는 도요타를 앞질렀어도 생산에서는 테슬라가 여전히 뒤처진다. 1분기 테슬라는 총 10만3000대를 생산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의 생산 대수는 240만 대로 테슬라의 20배가 넘는다.
부채를 포함한 시총만 봐도 도요타가 앞서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부채를 포함한 시총은 도요타가 2900억 달러로 테슬라의 2520억 달러를 상회한다.
이는 주가만으로 테슬라와 도요타의 우열을 가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주요 구매자 변화가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레비는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퀀트와 모멘텀을 중시하는 투자자까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매매 앱 ‘로빈후드’ 데이터를 보면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는 작년 말 12만 명에서 1일 시점에는 32만6000명으로 늘었다. 6개월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결국 현재 테슬라 주가를 떠받치는 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비전을 믿는 개인 추종자들인 셈이다. 일부에선 “오르기 때문에 산다”는 투자자도 있다.
테슬라 담당 애널리스트 33명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740달러로, 1일 종가는 이미 이를 50% 이상 웃돈다. 테슬라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제시한 미국 투자은행 카우엔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면서도 “전기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운데 투자처는 많지 않아 테슬라 주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