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사실상 독점 자원인 희토류를 대미 보복 카드로 사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컨설팅 회사 호라이즌어드바이저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포함한 서방과의 갈등 국면에서 희토류를 전략적 무기로 보고 있다”면서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위치는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희토류는 컴퓨터 스크린, 최첨단 군사 무기, 전자 제품을 포함한 첨단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광물로,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81%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의 희토류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수년간 정부 보조금을 통해 희토류 산업을 육성해 왔고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할 준비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보조금으로 매년 1억7500만 달러(약 2100억 원)를 희토류 산업에 쏟아부었다.
네이던 피카르식 호라이즌어드바이저리 공동 창립자는 “중국은 희토류의 경제적 보상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산업을 싸움 없이 이기는 길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펴낸 정책 보고서에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현 상황을 관리하는 레버리지(지렛대)로 사용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보복 카드에 대해 미국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상원 에너지자원위원회는 광물 공급망과 국가안보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희토류 수출 제한과 관련한 우려를 쏟아냈다.
청문회에서 민주당의 조 맨친 의원은 희토류에 대해 아랍 수출국들이 서방국가로의 수출을 막았던 1970년대 원유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70년대 원유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희토류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전략자원이라는 의미다.
에너지자원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의 리사 머코스키 의원은 청문회 패널들에게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을 차단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물었다.
사이먼 무어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설립자는 “중요 광물 자원의 수출 금지가 장기화하면 미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위협은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미국의 공급망 강화 조치에 나섰다. 미국의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패스’의 가공시설 개발 보조금 지원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