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근로자 대비 남녀 임원 수 격차는 7.3배에 달해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의 성별 임원 현황 등을 별도로 조사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전체 상장법인 2148곳 중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 비율은 33.5%(전년 대비 1.4%p 증가)로 집계됐다.
상장법인 여성 임원은 1395명으로 전년 대비 196명 증가했다.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의 경우 여성 임원은 397명으로, 전년 대비 77명 늘었다.
임원 형태별로는 전체 상장법인의 여성 등기임원 중 사외이사 104명(0.9%p↑), 미등기 임원이 151명(0.7%p↑) 증가해 여성 전문가 중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상 이사회 구성의 성별 특례조항 기준인 여성 등기임원 선임에 부합하는 기업은 지난해보다 1.7배 증가한 45개(2019년 27개)로 조사됐다. 이는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 147개 중 30.6%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이 기업의 여성 임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여성 등기임원이 1명으로 늘어난 기업은 18곳이였다. 한진중공업∙미래에셋생명∙대상∙삼성에스디에스∙엔씨소프트∙삼성바이오로직스∙아모레퍼시픽그룹∙미래에셋대우∙포스코인터내셔널∙삼성SDI∙세아베스틸∙삼성중공업∙대한항공∙삼성물산∙SK하이닉스∙KT∙한화솔루션∙신한금융지주 등이다.
전체 상장법인의 임원 성비는 여성의 경우 근로자 293명당 임원 1명(0.35%), 남성은 근로자 40명당 임원 1명(2.47%)꼴이었다. 상장법인의 여성 근로자는 40만8336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5.5%를 차지했다. 남성 근로자는 119만137명이었다.
상장법인 중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산업은 △교육 서비스업(15.1%)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10.0%)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9.6%)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8.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임원 비율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낮은 부문은 제조업(4.0%)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주요 기업이 여성 임원을 선임한 사례가 올해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근로자 대비 임원 수의 남녀 격차가 7.3배로 나타난 것을 보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과 의사결정 직위의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이사회 성별 구성의 특례조항을 담은 자본시장법이 현실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법 이행력 강화와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