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은 금요일'이었다.
24일 국내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증시 탈출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극도로 얼어붙은 투자심리 악화로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1000선이 붕괴됐다.
미국증시가 전날 고용지표 악화 속에서도 혼조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던 것과 달리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실물경기침체와 국내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수급 불안 요인 등을 골고루 반영하며 사흘째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개장초 1000선 지지 여부를 시험받으며 불안한 지수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강화된 가운데 기관투자자들마저 매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오전 11시 10분께 1000선을 하향 이탈했다.
오후들어서도 외국인들은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웠고 투신과 연기금은 매수를 주저함에 따라 낙폭을 더욱 키웠고 장중 한때 920선 중반까지 수직 낙하했다.
그러나 장후반 연기금의 매기가 살아나면서 950선까지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장중 내내 저가 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의 손절성 매도 물량이 나오며 낙폭을 줄이지 못한 채 전날보다 110.96포인트(10.57%) 폭락한 938.75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연일 계속되는 폭락 장세 여파로 3거래일 연속 사이드카(올들어 11번째)가 발동됐고 오후 2시 20분께 몇몇 HTS 프로그램을 통해 서킷 브레이커(CB)가 발동됐다는 '해프닝'을 연출하며 장후반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790억원 순매도세를 나타낸 반면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주식을 사들인 결과 3499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장중 내내 순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장후반 손절성 매물을 쏟아내며 792억원 순매도하며 장을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에서 140억원 순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비차익거래에서는 1642억원 순매수 우위를 기록, 총 150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의료정밀 업종이 전날보다 무려 14.82% 폭락한 가운데 증권 업종도 지수 폭락에 직격탄을 맞으며 14.63% 폭락세를 보였다. 전기전자 업종 역시 13.86% 폭락했다.
건설(12.99%), 철강금속(12.64%), 운수장비(12.49%) 업종과 같은 대형주 편입이 많았던 업종의 폭락세가 두드러졌고 보험(8.61%), 음식료품((8.25%), 섬유의복(8.15%), 통신(4.98%), 은행(4.67%) 업종도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역시 초토화됐다. LG,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고 이날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역시 무려 13.76% 폭락했다. KT, POSCO, 한국전력 역시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신세계(8.42%), 현대차(7.89%) 등도 급락했다.
이날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한 41종목만이 오른 반면 하한가는 무려 401종목을 기록, 842종목이 내렸다. 13종목은 보합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