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 법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일부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기술 패권전쟁에서 자신의 단기적 이익을 국익보다 우선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바 장관은 특정 기업 명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기업인 상당수가 단기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회사의 장기적인 생존 능력을 희생할 용의를 보였다”며 “그 결과 그들은 스톡옵션을 얻고 골프 리조트로 이사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 마디로 배은망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등 기술 분야에서 서구권을 대체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는 가운데 바 장관은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그는 “미국 기업계가 문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들은 장기적 성장과 국익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 장관은 “미국 정부는 중국이 미국과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맞서고 있다”며 “여기에는 우리의 핵심 기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중국 연구원들에 대한 단속, 서구권 국가들에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 대신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을 5G 플랫폼 제공업체로 선정할 것을 촉구하는 것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2차 세계대전 중 기업인을 포함해 국민 전체가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워서 오늘날 우리가 독일어를 쓰지 않게 됐다”며 “당시 기업인들은 미국과 함께 서 있었다. 기업이 누리는 모든 특권과 이익, 안정과 법치는 모두 이 나라의 힘에서 비롯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은 미국에 충성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법무장관마저 거들 정도로 미·중 기술 패권전쟁이 트럼프 정부의 핵심 화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달 31일 폭스뉴스의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럽이 그들의 시스템에서 화웨이를 축출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다음 세기도 서구권의 세기로 남아 있으려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