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밤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3일 출간을 앞둔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대해 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주 간단히 말해 볼턴은 법을 어겼다. 법이 무너지려 한다”며 “이것(책 내용)은 고도의 기밀”이라고 성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미국 일간지들은 이날 일제히 볼턴 회고록 발췌 내용을 공개했다. 특히 볼턴은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회고록 내용을 직접 WSJ에 게재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시 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 매입을 확대해 자신의 재선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밖에도 트럼프가 국익보다 2020 미국 대선에서의 승리를 우선시했다는 것이 낱낱이 드러났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내 정권에서 그를 데려왔을 때에도 이미 가망 없는 인간이었다”며 “나는 그에게 기회를 줬다. 상원 인준을 받을 수 없어서 인준이 필요하지 않는 자리에 앉혀서 일하는 것을 지켜봤을 뿐이다. 그는 탐나는 인간은 아니었다”고 비방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에게 지원을 요청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확답을 피하면서 “누구도 나처럼 중국과 러시아에 강경하게 한 사람은 없다”며 “책에 있는 기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전임 정부는 절대 나처럼 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분노는 이것으로도 풀리지 않았다. 그는 이날 자정을 넘긴 시점에서 트위터에 볼턴에 대해 온갖 비속어를 써가며 맹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미치광이 존 볼턴의 ‘지나치게 지루한(뉴욕타임스 인용)’ 책은 거짓과 가짜 스토리로 가득 차 있다”며 “내가 그를 해고하기 전까지는 나에 대해 좋은 말만 했으며 이는 기록으로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쟁터에 나가기만을 원했던 불만에 가득 찬 지루한 바보였다”며 “(문제 해결)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해 따돌림을 당하다가 기쁘게 버림받았다. 얼마나 멍청이인가!”라고 비꼬았다.
또 영화감독 디네시 디수자의 “볼턴의 언짢은 감정 중 일부는 주인에 비판받는 것을 못 견디는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볼턴의 말을 들었더라면 6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불쾌한 논평이 떠오른다”는 글을 리트윗하면서 “조시 부시 전 대통령도 그를 해고했다. 볼턴은 무능력하다”는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