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미국 증시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한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게다가 올해는 아직 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연간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15년은 중국증시 버블 붕괴와 위안화 가치 급락 등으로 중국 정부가 자본 해외 유출에 제동을 걸던 시기로, 당시 미국 증시에서 비상장화한 중국 기업 규모는 총 298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판 중고나라’인 58닷컴은 전날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와 제너럴애틀랜틱이 이끄는 컨소시엄과 바이아웃을 통한 비상장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텐센트홀딩스가 지원하는 컨소시엄도 지난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사이트 비트오토홀딩스를 11억 달러에 인수, 비상장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 이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홍콩에 있는 로펌 메이어브라운의 스티븐 트란 파트너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일부 중국 기업의 가치를 저평가하게 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인 감정은 물론 이런 저평가가 비상장화에 나설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 주가를 종합한 나스닥골든드래건차이나지수는 이날 1.1% 올랐지만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9% 상승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증시 상장 요건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런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스닥거래소는 지난달 외국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때 최소 2500만 달러나 시총의 4분의 1 이상을 조달해야 한다는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새 규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