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회사채 직접 매입 발표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상승 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증시가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기업 위주로 약세였던 점을 감안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3.44%, MSCI 신흥국지수 ETF는 0.83% 하락했다.
전일 한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부각되며 급락했다. 이는 향후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기업이익 악화 가능성을 자극해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을 야기시키는 등 수급적인 부담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러한 요인으로 미 증시 또한 급락 출발했다. 그렇지만,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적극적인 연방준비제도와 정부의 대응을 시사하고, 연준 또한 회사채 매입을 발표하자 미 증시는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결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기대는 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16일 저녁 파월 연준의장의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한국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파월 의장은 미국 기업들의 파산 위험을 주장해 왔고,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안에도 가계와 기업들의 파산 위험을 언급한 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은행 중 3분의 1이 신용등급에 취약하다”라는 주장 등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이러한 변화 요인을 감안해 한국 증시는 전일 하락을 뒤로하고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나 파월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며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미 증시가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연준의 발표로 한때 상승했으나 여전히 매물 출회되며 재차 하락하는 등 펀더맨털에 주목한 점을 감안 한국 증시에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종목 위주로 반등이 예상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국내증시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고조된 중국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5월 산업생산이 전년대비 4.4% 증가하며 낙폭을 축소했다. 5월 소매판매 역시 전년대비 2.8% 감소했지만 전월(-7.5%)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줬다. 결국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대한 우려 속에 국내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3월 19일 이후 주요증시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가격부담으로 낙폭이 컸다.
이번에도 연준이 나섰다. 연준은 16일부터 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SMCCF)를 통해 개별 회사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5월부터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했지만, 개별 종목은 매입하지 않고 있었다. 연준은 시장의 유동성 확보 및 대기업 신용을 뒷받침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연준은 5년 이내 만기의 회사채를 유통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ETF뿐 아니라 개별 회사채까지 폭넓게 지원함으로써 무제한 유동성 공급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파월 연준의장의 입장도 재확인된 셈이다.
시장 안정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연준의 의지와 무제한 유동성 공급 기조를 재확인하며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연준의 이러한 의지는 증시의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높고, 주요국 가운데 최근의 주가 상승폭이 가장 가파른 데 따른 가격부담도 여전하다. 북한군은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한다고 선언하는 등 남북관계도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되기 직전인 2월 말 주가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부각은 국내증시 추가상승의 부담 요인이다. 변동성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생각해 볼 시점이다.
Teladoc과 Zoom 등 코로나19 수혜주가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한 우려, 단기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인해 빅테크 기업으로 대표되는 NEW, 기술주, 성장주로의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기술주의 상대 주가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