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G80 롱보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특화형 모델로 준대형 세단 G80의 차 길이를 늘인 ‘G80 L’이다.
15일 제네시스에 따르면 준대형 세단 G80의 중국 현지 특화형 모델로 차 길이를 약 150㎜ 연장한 ‘G80 L’이 검토되고 있다.
제네시스 고위 관계자는 “G80의 뒷바퀴굴림 플랫폼은 다양한 차 길이와 세그먼트에 대비할 수 있는 ‘플랙시블 플랫폼’이다”라며 “경쟁사도 현지에서 비슷한 프로덕트 전략을 내세워 시장을 확대해 왔다. (롱보디의)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검토 중인 G80 L은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길이)를 140~150㎜ 늘인 ‘스트레치’ 버전이다.
밑그림이 된 3세대 G80은 차 길이만 4995㎜에 달한다. 이 스탠더드 모델에서 차 길이를 늘인 L 버전은 윗급 G90(길이 5205㎜) 길이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비정상처럼 보이지만 차 길이를 늘인 준대형 세단은 중국에서 인기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현지에 진출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 준대형 세단에 L 버전을 내놓아 재미를 보고 있다.
벤츠와 BMW는 각각 E-클래스와 5시리즈에 L 버전을 추가했고, 아우디 역시 A6를 바탕으로 한 A6 L이 있다.
모두 중국 현지전략형 모델로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는 팔리지 않는다.
애초 G80 L 개발과 관련해 현대차 내부에서도 당위성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은 중국 특화형 롱보디 모델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L 역시 '베이징벤츠'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다.
반면 제네시스는 100% 국내 생산이다. 가지치기 모델을 추가할 경우 생산 효율성과 생산 비용 등이 증가한다.
‘현지생산 현지판매’를 추진 중인 경쟁사와 달리, ‘한국생산 중국판매’의 경우 생산원가(인건비)와 운송비 탓에 가격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네시스는 데뷔 초기 ‘BEP(Break-even pointㆍ손익분기점)’를 멀리 내다보며 현지 고급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워 현대차와 기아차 전체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끌어내는, 이른바 '이미지 리더'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에 각각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브랜드 론칭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제품전략을 검토 중인 가운데 구체적인 현지 특화모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