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OPEC+ 감산 연장 하루 뒤인 7일(현지시간) 7월 원유 수출가를 전반적으로 크게 올렸으며 일부 지역으로 향하는 원유 가격 인상폭은 최소 20년 만에 가장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OPEC+는 전날 열린 화상회의에서 7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96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감산 규모는 6월의 하루 970만 배럴보다 10만 배럴 적지만 당초 예정됐던 770만 배럴에 비교하면 크게 확대된 것이다.
5~6월 자신에 할당됐던 감산량을 100% 채우지 못한 국가들은 7~9월 벌충하고자 일시적으로 감산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는 산유국들의 대폭적인 감산 지속, 중국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과감하게 수출가격 인상에 나섰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는 이날 성명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아랍 경질유(Arab Light crude) 7월 공식판매가격(OSP)을 두바이유와 오만유 등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20센트 더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가격이 6.10달러 오른 것으로, 인상폭이 20년 만에 가장 가파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아시아발 아랍 경질유는 사우디 원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로의 원유 수출가는 등급에 따라 전월보다 배럴당 5.60~7.30달러 올랐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약 4달러 인상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과 지중해 연안 국가, 유럽 서북부 국가로의 원유 수출가도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람코는 유가 벤치마크 대비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원유 수출가를 정한다. 일반적으로 매월 5일 이렇게 정한 OSP를 발표하지만 이번에는 OPEC+ 결정을 기다려 이날에야 공지했다.
이런 급격한 인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지난 4월 유가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급락하는 등 요동치는 원유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우디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중동 가격 결정자인 사우디가 OSP를 인상하면서 다른 산유국도 전례를 따를 수 있다.
브렌트유 8월물 가격은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8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약 2% 급등한 배럴당 43.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