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 수출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증가세로 전환한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수출이 급감했지만 유가 하락 등 여파로 수입액도 크게 준 탓에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달성한 연간 무역액 1조 달러는 올해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348억6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23.7%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4월 -25.1%에 이어 2개월 연속 20%대 마이너스다.
품목별로 수입국의 경기 변동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자동차 수출이 54.1%나 급감했다. 차 부품(-66.7%), 섬유(-43.5%) 등도 크게 줄면서 전체 수출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석유제품(-69.9%) 수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선전했다. 반도체는 글로벌 조사기관들의 시장 하향 전망에도 18개월 만에 총수출(7.1%)과 일평균 수출(14.5%)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다.
수입 역시 21.1% 하락한 344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4월 15.8% 감소에서 지난달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유가 하락 등 여파로 원유(-68.4%), 석탄(-36.1%), 가스(-9.1%) 등 에너지 수입의 감소가 5월 전체 수입 감소를 이끌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 장비(167.8%) 등 반도체 관련 수입은 늘었다.
수출 감소 폭이 다소 개선되고 수입 감소 폭이 늘면서 4월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4억4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 수입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포함한 자본재 수입은 오히려 9.1% 증가했다"며 "이는 우리 기업이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수출과 수입이 급감하면서 올해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멀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올해 무역 규모를 작년보다 9.1% 감소한 9500억 달러(통관 기준)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8.5% 줄어든 4960억 달러, 수입의 경우 9.8% 감소한 45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달성한 연간 무역액 1조 달러 기록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다만 한은은 한국의 내년 연간 무역액이 다시 1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은 5450억 달러, 수입은 5000억 달러로 총 무역액이 1조4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