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글로벌 기술패권 굳힌다...5년간 IT분야에 1700조 투입

입력 2020-05-21 15:26 수정 2020-05-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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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서 5G·AI 등 첨단기술 투자 마스터플랜 공개 전망…중국 반도체주는 정부 자급자족 전략 기대에 고공행진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고 미국과의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1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에 오는 2025년까지 10조 위안(약 1700조 원) 투입을 골자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공개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각 지방정부와 알리바바그룹홀딩, 화웨이테크놀로지, 텐센트 등 자국 대표 IT 기업들이 중국의 새 첨단기술 인프라 이니셔티브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5년 전 발표했던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제조 2025는 첨단 제조 분야에서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공산당 지도부의 원대한 계획이다. 이런 이니셔티브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디지털차이나홀딩스의 마리아 궉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이기고자 도박을 벌이고 있다”며 “이미 올해 들어 돈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차이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IT 아웃소싱 등을 제공하는 중국 종합 IT 서비스 업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관련주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정부가 반도체 자급자족 전략인 ‘반도체 굴기’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저지하려고 나서는 등 미·중 무역 마찰이 계속되면서 중국 정부는 주요 기술 부문에서 자립을 실현하고자 필사적이다. 투자자들도 세계 각국이 이동통신망을 5G로 업그레이드 하고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 상장 반도체 기업 주가를 종합한 중국반도체업종지수는 올해 30% 이상 뛰었다. 반대로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약 4%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첨단기술에 대한 새로운 장기 전략이 당장 경기부양 효과를 낼지 또 계획 실현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조달할지 등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상하이 소재 경영대학원인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의 주톈 교수는 “새로운 인프라만으로 중국 경제를 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현재 정부 부채 수준이나 부채 관리 능력을 걱정한다면 이런 계획을 펼칠 수 없다”며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이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양회 개막을 앞두고 또 막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전날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가 방금 수십만 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았다”며 “제발 이 얼간이에게 세계적인 대량 살상을 저지른 것이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해줘라”라고 비난했다. 이는 궈웨이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변인의 “코로나19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부 미국 정치인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는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재무장관도 전날 “중국은 악랄한 독재정권의 지배를 받고 있다”며 “그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주기로 한 코로나19 대응 자금 20억 달러는 세계에 초래한 비용과 비교하면 쥐꼬리 같은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거친 비판 이면에는 단순히 코로나19 책임을 추궁하는 것 이외에도 공공연하게 기술패권 싸움을 거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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