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경기 우려와 미·중 갈등 심화에 따라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16.81포인트(2.17%) 내린 2만3247.9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0.12포인트(1.75%) 하락한 2820.00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9.38포인트(1.55%) 떨어진 8863.17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장기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미·중 긴장 고조가 매도 재료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오전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화상 강연을 통해 “미국은 매우 불확실하고 심각한 경기 하방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다”며 “깊고 긴 충격은 경제 생산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수그러들면 경제가 상당 폭 회복될 수 있다”며 “그러나 회복 속도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것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연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모두에서 추가 부양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는 “고려 중인 조치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점차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 때리기’ 발언을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또다시 언급한 것이다. 그는 “세계가 중국에서 온 전염병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며 “100개의 무역 협정도 그 차이를 메우지는 못할 것이다. 많은 이가 무고한 생명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를 겨냥, 미국 기업들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 제조한 통신장비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1년 연장했다.
백악관의 요구에 따라 미국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는 연방공무원저축계정(TSP)의 중국 주식 투자 계획 이행 중단을 의결했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도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정부가 소송, 입법 등을 통해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물으려는 미국의 주나 의원, 단체나 개인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는 상징적인 보복이 아니라 실질적인 고통을 가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1.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5% 하락을 예상한 전문가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4.39% 떨어졌다. 금융주는 3.01% 급락했고, 기술주도 1.69%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