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도시 봉쇄 조치로 스위치 일부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1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스위치에 탑재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공급 거점이다. 필리핀은 이들 PCB에 부착하는 전기저항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양국 모두 봉쇄 조치 일환으로 기업 활동과 이동을 제한해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4일 봉쇄를 완화, 경제활동 대부분을 재개했다. 그러나 지방정부 수준에서 업무 재개를 위한 기업 직원 검사에 시간이 걸리는 등 준비 부족으로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15일부터 봉쇄를 완화할 방침이다.
이런 제한은 닌텐도가 세웠던 이번 회계연도(올해 4월~내년 3월) 스위치 판매목표 1900만 대 초과 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스위치는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로 수요가 늘어나고 올해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러 시장에서 재고가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심지어 이렇게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있어도 닌텐도의 스위치 판매목표는 2019 회계연도 실적인 2100만 대보다 적은 상태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이 심각하다는 의미.
생산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달렸지만, 닌텐도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후루카와 순타로 닌텐도 사장은 지난 7일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가 우리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올 여름이 끝날 무렵에나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일부 게임 출시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올 하반기 자사 게임콘솔 신모델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닌텐도는 지금의 스위치 인기를 최대한 실제 판매로 연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고객들은 제품을 달라고 아우성인데 줄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MS 엑스박스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은 현재 다른 나라로부터 부품을 조달받고 있어 닌텐도와 같은 문제가 없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야스다 히데키 에이스리서치인스티튜트 애널리스트는 “스위치 재고는 여름에 회복될 것”이라며 “그러나 연말 쇼핑시즌에 닌텐도가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해 다시 재고 부족 문제가 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