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코로나19 비밀…“뇌에서 발가락까지 전신 공격”

입력 2020-05-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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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혈중 산소 농도 매우 낮아도 환자 멀쩡해 보여…인공호흡기 자제 움직임도”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4월 20일(현지시간) 간호사가 인공호흡기를 병실로 들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4월 20일(현지시간) 간호사가 인공호흡기를 병실로 들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전 세계 의료진이 4개월 이상의 임상경험을 쌓았지만 아직 이 기이한 전염병의 비밀을 풀기는 요원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단순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달리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이 바이러스가 두뇌와 심장, 신장에서 발가락에 이르기까지 환자들의 신체 곳곳을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만 7만8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새로운 질병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확실한 연구결과는 거의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이미 코로나19와 관련 1만4600개 이상의 논문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같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공중보건기구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연구 내용들이 계속 변하고 있어 조언을 끊임없이 바꾸는 형국이다.

의료진들은 이제 코로나19가 단순히 폐 등 호흡기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의 데이비드 라이히 병원장은 “아무도 폐렴과 호흡기 질환 범주와 맞지 않는 질병이 나타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심장을 공격해 심장근육을 약화시키고 심장박동을 방해한다. 신장 조직세포에 피해를 줘서 일부 병원은 투석장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신경계에 침입해 미각과 후각을 마비시키고 때로는 뇌에까지 침투한다. 심지어 매우 위험한 혈전 현상까지 일으킨다. 일부 코로나 환자는 발가락이나 손가락이 붉거나 푸르게 변하는 이른바 ‘코비드 발가락’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혈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19 미스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처음에는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아주 경미하다가 수일 뒤 아무런 전조 증상이 없이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 증상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성의 임신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젊은이나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이 비교적 경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최근 뉴욕에서 코로나와 관련된 어린이 괴질 환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깨졌다고 WP는 전했다. 뉴욕주에서 이 괴질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는 전날 총 3명으로 집계됐다.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는 85명으로 늘어났다. 라이히 병원장은 “우리는 모두 이것이 어린이가 아닌 노인을 사망케 하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코로나19에 관한 의학적 미스터리가 하나 더 늘었다며 혈중산소농도가 매우 낮을 경우 일반적으로는 의식 불명이나 장기 부전 직전 상태가 되지만 코로나 환자 상당수는 의식이 깨어 있고 호흡 곤란 상태도 아니라고 전했다.

어떤 이유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아직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미스터리한 현상에 따라 의료진 사이에서 인공호흡기 자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둘러 인공호흡기를 사용해 정작 필요한 환자에게 쓰지 못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먼저 사용해 인공호흡기 수요와 의료진에 걸린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WSJ는 다른 심각한 호흡 장애 환자와 비교하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인공호흡기가 그다지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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