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의 선방이었다. 전자업계의 1분기 실적발표가 지난달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분기 영업이익 6조4473억 원을 기록했고,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1조904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영업이익 8003억 원을 거뒀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부품사들도 코로나19 사태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한참 이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제히 “2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분기에는 코로나19가 국내와 중국 등 제한된 국가에서 유행했지만, 2분기 들어 국내 기업들의 최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 등에서 크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가전 부문은 2분기 큰 폭의 실적 하락이 확실시된다. 그동안 중국과 국내를 중심으로 빚어졌던 생산 차질은 글로벌 생산기지로 확산했고, 유통 매장 폐쇄와 더불어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가 취소되면서 특수를 노리기도 어려워졌다. 반도체도 서버를 중심으로 버티고 있지만, 전방 산업이 침체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분기는 전자기업들의 실력과 선제적인 조치로 버텨낸 시간이었다면, 2분기는 각국 정부와 기업의 협업으로 버텨내는 구간이다. 재난·재해에 버금갔던 돌발 이슈를 단일 기업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제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게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혜택이 절실하다. 전자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내수침체 극복을 위한 지원 확대 △기업인들의 출·입국 지원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등 노동 유연성 확대 △해외인증 기관의 시험·인증 유예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조건 없는 신속한 지원과 혜택으로 기업의 경영 위기 극복을 전방위적으로 도와야 한다.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고용으로 정부와 국민의 응원에 답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소강 국면에 진입함과 동시에 몇 개월 전 벌어졌던 코로나19 여파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지금,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진짜 실력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