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심리가 얼어붙었다. 비제조업부터 악화되더니 수출 제조업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제조업과 소비자심리를 합성한 경제심리 또한 석달째 급전직하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나홀로 호황을 보인 골프장 여파로 예술·스포츠·여가부문 심리는 큰 폭으로 호전됐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4포인트 떨어진 52로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았다.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도 3포인트 내린 50으로 두달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산업용 전기 및 가스 판매 부진에 전기·가스·증기가 18포인트 추락했다. 건설 수주가 감소한 건설업도 9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전기장비(-12포인트)와 자동차(-10포인트)의 낙폭이 컸다. 각각 자동차 산업부진과 자동차 부품 수출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및 통신장비 관련 전자부품 수출 부진에 전자·영상·통신장비도 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골프장 이용객 증가로 예술·스포츠·여가는 16포인트 급등했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5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3포인트 내린 50을 보였다. 이는 2009년 1월(49)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제조업은 4포인트 떨어진 50으로 2009년 3월(50) 이후 최저치였고, 비제조업은 2포인트 내린 50으로 두달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12포인트)와 전기장비(-9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5포인트), 전기·가스·증기(-11포인트), 건설업(-6포인트)이 실적 악화와 같은 이유로 떨어졌고, 운수창고업도 항공 여객 감소와 항공 및 항만 물동량 감소 전망에 10포인트 급감했다.
기업규모별 보면 대기업은 6포인트 내린 59, 중소기업은 1포인트 떨어진 45를 기록해 각각 2009년 3월과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8포인트 하락한 55로 2009년 2월 40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고, 내수기업은 전월과 같은 51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월에 비해 낙폭은 줄었지만 수준은 더 떨어져 긍정적이라 판단하진 않는다. 전월 비제조업에 이어 이달엔 제조업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특히 수출쪽이 안좋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코로나19가 비제조업에 이어 산업용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등 제조업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3180개 업체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3일부터 21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