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 만든다…수소 생태계 구축 '앞장'

입력 2020-04-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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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데그룹과 3000억 투자해 1만3000톤 규모 공장 설립…액화수소 경제성 '주목'

▲효성중공업이 지난 2018년 건립한 울산 북구 경동 수소 충전소 (사진제공=효성)
▲효성중공업이 지난 2018년 건립한 울산 북구 경동 수소 충전소 (사진제공=효성)

효성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하며 수소 경제 활성화에 앞장선다.

효성은 28일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2022년까지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서울 마포에 위치한 효성 본사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이 참석했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 액화수소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2022년 완공 예정인 액화수소 공장은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 여㎡(약 1만 평)에 건설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산 1만3000톤 규모로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설립된다. 이는 승용차 10만 대에 사용 가능한 물량이다.

신설 공장에서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수소 액화 기술은 고압의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시키는 것으로 린데는 최고 수준의 액화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 선박, 지게차 등의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쓸 수 있어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공장 완공시점에 맞춰 액화수소 충전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신설 50곳, 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하는 등 수소 공급을 위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00년부터 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날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 설립으로 효성은 모빌리티 부문의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견인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 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특히 효성이 진출하는 액화수소 시장은 그동안 기체 상태의 수소만 사용해오던 국내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시장은 그동안 기체 수소만 사용했기 때문에 저장 및 운송에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액화 수소는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 기체 수소의 경우 탱크로리 1개에 250kg를 운송하는 반면, 액화수소는 14배인 3500kg까지 운송이 가능하다. 또한, 고압의 기체 수소에 비해 액화수소는 저압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액화수소 충전이 보급되면 충전소의 운영 효율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수소 충전 시 충전속도는 현재 기체 충전시 승용차 1대(5kg 기준)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분에서 3분으로 4배 가량 빨라진다. 또, 고용량 수소 연료가 필요한 대형차(25kg) 등의 충전시간도 대폭 줄어들게 되어 수소버스나 트럭 등 대형 수소 자동차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액화수소는 저장용기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기체수소 충전소의 30% 수준의 부지에도 충전소 건립이 가능하다. 때문에 도심지역 설치가 쉬워져 수소차 이용자들의 접근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효성의 액화수소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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