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표들이 부진하지만 아직 최악의 소식은 나오지도 않은 상태다. 앞으로 나올 4월 실업률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훨씬 뛰어넘는 위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이런 지표는 가까운 과거와 현재의 모습만을 반영할 뿐 미래를 전망하기에는 어렵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경제가 어떻게 될지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 따라 당국의 대응이 전혀 달라질 수 있어 경제학자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경기가 바닥으로 향해 조만간 최악의 순간을 지날 것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아마도 5월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이후 경기는 느리게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전히 조만간 나올 지표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CNBC는 경고했다. 미국 노동부가 23일 발표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30만 건 이상을 기록해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 이후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26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주간경제지수(Weekly economic index)는 현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약 11% 위축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5.4% 감소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경기회복이 나이키 로고처럼 점진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나 여전히 강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신속하게 일터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런 복귀는 6~12개월의 시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나 파산하는 기업도 있어서 모두가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GDP나 실업률과 같은 전통적인 지표 대신 쓰레기 수거량이나 에너지 소비량, 중국 지하철 사용자 수 등 다양한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가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기 시작해 미국 경제회복의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투자전략가는 “명확하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수 주간 덴마크와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독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경제를 열기 시작하는 경로는 중국보다 미국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는 경제가 V자형의 회복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채권시장이나 지표 모두 이를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회복이 매우 위험한 ‘W’자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이는 경제가 반짝 회복했다가 다시 고통스러운 경기침체로 빠지는 ‘더블딥’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여름에 경제가 V자형으로 복구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백신을 만드는 데 최소 1년이 걸리고 수많은 미국인과 기업이 상환능력이 없는 가운데 부채를 쌓고 있어서 W자형 경기회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올해 말이나 내년에 두 번째 경기침체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WP는 지적했다. 경제활동 재개를 너무 서두른 결과 코로나19의 두 번째 감염 폭발이 일어나면서 이중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코로나19와 독감이 겹쳐서 일어나면 내년 겨울이 지금보다 훨씬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