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2일(현지시간) 급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을 30% 이상 키우면서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8.38%(1.62달러) 오른 20.95달러에 장을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한 데다 저장 공간 부족 사태가 겹치면서 이틀 연속 대폭락했던 국제유가가 이날 급반등에 성공했다. 이틀 연속 과도하게 떨어진 탓에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월물 WTI는 지난 20일 4.09달러, 21일에는 8.86달러 각각 폭락하면서 이틀 새 24달러 선에서 11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5월물 WTI는 계약만기(21일)를 하루 앞둔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날 미국과 이란 갈등 고조 가능성을 시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가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 벌어진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단정이 마주친 사건과 관련, 이란에 경고한 것이라고 CNBC는 풀이했다.
걸프 해역에서는 매년 수차례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속단정이 근접하는 일이 벌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중동 긴장을 높이면서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레 핸슨 삭소뱅크 애널리스트는 “과도한 매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지정학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유가 상승 전망도 시장 불안을 달랬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경제가 재개되면 국제 유가도 반등할 것이라며, 최근 유가 폭락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유가는 향후 상승할 것이라면서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