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21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시작된 춘계 예대제(제사)에 맞춰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 좌우에 세우는 나무 일종이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반적으로 3일간 춘계 예대제를 지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2일까지 이틀로 일정을 단축했다. 이 신사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해 외교적인 논란을 촉발했으나 그 이후로는 참배 대신 봄과 가을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해왔다. 올해도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NHK는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과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도 이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해 추계 예대제에 참배한 아베 측근 에토 세이이치 일억총활약상과 ‘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이번에는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아베가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고 NHK는 전했다. 논평은 “일본의 식민지 수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시설인 야스쿠니신사에 아베 총리가 다시 공물을 봉납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지도자들이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고 겸손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