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그 전제 조건으로 꼽히는 검사 역량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 수준에서 경제 재개를 할 경우 바이러스 확산을 더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루 12만 건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재개를 위한 조건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의견은 다르다. 이 정도 검사 규모는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바이러스 확산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경제 재가동에 들어가는 주(州)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워드 포맨 예일대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됐는지 확신을 가지려면 하루 백만 건 정도의 검사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미국에서 일주일 정도 걸리는 양”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샤 쟈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도 “관건은 경제 재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있다”면서 “미국은 5월 1일까지 하루에 최소 50만 건의 검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한 달 반 동안 검사 역량을 대폭 확대해왔다. 민간 연구소에 검사를 허용하고 미 식품의약국(FDA)이 신규 검사 키트에 긴급사용승인을 내리면서다.
그러나 정작 연구소에서는 핵심 부품 부족으로 검사 확대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데이비드 스코튼 미국의과대학협회 회장은 “한 개 이상의 필수 부품 부족으로 대다수 연구소가 검사 능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코로나19 검사를 대규모로 수행할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라며 대량의 시약 확보를 난제로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 정부를 향해 검사 역량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은 백만 건의 검사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주의 경우 17일 하루 검사 수가 2만3000건에 그치는 등 목표치에 턱없이 미달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