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브웨이 본사-가맹점 국내 분쟁…법원 "미국 중재절차 따라야"

입력 2020-04-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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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4-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 써브웨이의 국내 가맹점주가 본사를 상대로 영업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재판 관할권이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있을지라도 현저하게 불리한 때가 아니라면 가맹계약서상 관련 조항에 따라 외국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1부(재판장 강화석 부장판사)는 이달 1일 써브웨이 점주 A 씨가 본사를 상대로 "부당한 영업 지역 침해 행위로 끼친 손해액 1억8400만 원을 배상하라"며 낸 항소를 기각했다. A 씨 측은 조만간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A 씨는 2013년 10월 써브웨이 본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성남 분당에 점포를 열었다. 이후 써브웨이 본사는 2017년 3월 A 씨 지점과 800m 거리에 성남시청점을, 9월엔 280m 떨어진 곳에 성남터미널점을 각각 개설했다.

A 씨는 "가맹본부가 기존 점포의 인근 지역에 추가 가맹점을 개설해 영업 지역을 침해해 금전적인 불이익을 당했다"면서 "이는 가맹사업법에서 금지하는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법적 분쟁 시 준거법에 따라 중재에 의해 해결한다'는 가맹계약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쟁점이 됐다.

써브웨이 가맹계약 제10조는 '당사자 일방은 법적 행동을 실행하기에 앞서 반드시 분쟁해결을 위한 중재절차가 실행돼야 한다', '중재는 공청회가 열리는 미국 중재협회 산하 국제분쟁해결센터(ICDR)나 그 승계인에서 관할하는 국제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 규칙에 따라 조정 중개기관을 통해 개최된다', '중재는 영어로 진행된다'고 명시했다.

이에 A 씨는 "미국 뉴욕에서 중재절차를 거치도록 해 분쟁 해결 수단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맹계약에 따르면 (가맹계약의) 준거법을 네덜란드법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가맹계약 10조 내용은 네덜란드 민사소송법 제1020조의 중재합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외국법이 준거법인 경우에도 국내법을 적용하도록 하는 강행규정이 있지만 이 사건의 경우 원고에게 현저하게 불리해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명백히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중재 절차가 전화 회의로 진행돼 직접 미국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중재 비용도 양 당사자가 동일하게 부담하는 만큼 A 씨에게 과도하게 부과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가맹사업법 위반을 원인으로 한 불법행위까지 외국 법원의 전속적 관할합의를 인정한 것은 가맹사업법의 공익적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의 공서양속을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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