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천보는 이날 종속회사인 중원신소재에 150억 원을 현금 출자했다. 중원신소재는 2차전지 전해질 소재 제조ㆍ판매업체로 천보의 100% 자회사다.
천보는 디스플레이 소재, 반도체 공정소재, 2차전지 소재, 의약품 중간체, 정밀화학 사업 등을 영위하는 업체로 2007년 설립됐으며 2019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SN, DPN, AN 등의 다양한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와 핵심 전해질 LiFSI, LiPO2F2, LiDFOP, LiPF6를 생산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천보는 2차전지 전해질 사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2017년 전해질 리튬염과 일체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엘에스신소재(현 중원신소재)를 설립했다. 당시 자본총계는 140억 원이며, 설립 첫해부터 매출 55억 원에 1억 원 미만의 이익을 냈다. 이번 투자 외에도 지난해 2차전지 전해질용 공장증설과 설비투자를 위해 중원신소재에 200억 원을 출자해 총 490억 원이 투입됐다.
천보가 코로나19의 확산에도 2차전지 전해질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확신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특히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이산화가스 배출량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지연일 뿐 큰 흐름은 바뀌지 않는다는 시각이 대체로 더 우세하다. 아울러 LCD 시장의 둔화에 따른 전자소재 부문의 부진을 2차전지 소재에서 커버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해 천보의 전자소재 생산설비 가동률은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85.51%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에 애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2차전지 소재 가동률은 매년 10%포인트 이상 성장해 작년에는 89.07%까지 올랐다. 향후 시장 전망을 고려하면 증설의 필요성이 읽힌다.
천보는 안정된 현금창출 능력과 재무 안정성을 갖춰 자본적지출에 대한 부담도 없는 편이다. 천보의 외형은 최근 4년 내 두 배가량 불어났고 영업이익도 2016년 149억 원에서 지난해 272억 원으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또 부채는 2016년 206억 원에서 지난해 246억 원으로 변동이 적었으나 작년 주식시장 입성으로 자본을 확충해 부채비율은 11.7%에 불과하다. 반면 유동비율은 656.2%, 유보율은 4062.0%에 달한다.
한편 천보의 2차전지 증설에 따른 실적 성장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천보의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 1842억 원에 영업이익 379억 원이다. 2년 뒤에는 매출 3050억 원에 영업이익 670억 원이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박연주 연구원은 “전방 시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천보의 배터리 소재는 설비 증설에 힘입어 2020년에 전년 대비 74% 성장한 매출액 915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