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산업, 2차 대전 이후 최악 터널 지난다

입력 2020-04-09 09:43 수정 2020-04-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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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생산, 2차 대전 이후 가장 적을 전망…2분기 신차 판매, 50% 이상 감소할 듯

미국 자동차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생존이 지상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4월 미국 자동차 생산이 2차 대전 이후 가장 적은 수를 기록할 것이며 이번 2분기 신차 판매는 전년보다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자동차 공장 거의 전부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그러나 이는 업계가 직면한 문제의 절반에 불과하다. 자동차업체들이 7년간 무이자 할부와 6개월간 대금 납부 연기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도 고객들이 전혀 차를 구매할 생각이 없는 것이 또 다른 심각한 문제다.

존 머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감염 억제를 위한 자택 대피 명령이 4~5월에 신차 판매가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고객들의 자신감이 커다란 충격을 받아 구매가 지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차 판매가 50% 감소하는 것은 역대 최악의 부진이라고 CNN은 강조했다. 현재 기록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의 38% 감소다.

미국시장은 지난 5년간 신차 판매가 연간 1700만 대 이상이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머피 애널리스트는 “올해 신차 판매는 1460만 대에 그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이 수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모티브리서치센터의 크리스틴 지젝 부사장은 “자동차업체들은 신차 판매가 1000만~1200만 대로 줄어도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며 “다만 이는 운영이 계속된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2008년 금융위기나 파업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생산을 유지했다. 이는 부품공급업체들이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지금은 아예 전부 생산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어서 부품업체들이 줄도산할 위험이 있다. 지젝 부사장은 “현 생산 중단이 60일을 넘어가면 부품업체들이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어서 공장 문을 다시 연다 하더라도 근로자의 건강을 지킬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수요 측면에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대량 실직 사태 속에서 소비자들이 차를 살만한 여유는 없다. 여행 제한으로 미국 신차 판매의 10%를 차지하는 렌트업체로부터의 구매도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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