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개정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과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발령 대상이며, 기간은 8일 0시부터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 위크’가 끝나는 5월 6일까지 약 한 달 간이다. 일본에서 긴급사태 선언은 처음이다.
일본 언론들은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일 이미 97명에 달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의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됐음에도 아베 총리가 이제서야 긴급사태를 선언한 것은 상당히 뒤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자 떠밀리듯 긴급사태를 선언하게 됐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노믹스에 의한 경기 회복’은 정권의 구심력을 유지해 온 원동력”이라며 아베 정권이 “그간 경기 후퇴 우려 때문에 신중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후퇴하는 상황에서 긴급사태까지 선언하면 경제가 한층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다만 긴급사태를 선언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외출 자제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수준이다. 이에 긴급사태 실효성은 국민이나 기업이 정부의 요청과 지시를 어느 정도 자발적으로 따르느냐에 달렸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이번 선언에 따라 일본 정부는 향후 대응 방침도 제시했다. 주민 외출 자제에 더해 귀성 등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피하도록 하고, 식료품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도시 봉쇄는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긴급사태 발령에 해당하는 7개 지자체 지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외출 자제 등을 요구하게 되며, 학교 휴교와 오락시설 등의 휴업도 지시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노래방, 오락실 등이 대상이다.
긴급사태가 발령되더라도 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은 계속 운행하며, 식료품과 의약품 등 생필품을 파는 슈퍼마켓과 약국도 문을 연다.